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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할머니가 AI와 사랑에 빠진 건, 우리가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by myvv77 2026.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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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 중국 후베이성

84세 할머니가 AI와 사랑에 빠졌다?
연애편지에 100만 원까지… 우리가 놓친 진짜 이야기

하루 10시간, AI 남자친구와 보낸 시간

장위란 씨가 빠져든 캐릭터의 이름은 '젠궈(지안궈)'입니다. 겉으로는 까칠하고 지배적이지만, 연인에게만큼은 다정하고 세심한 전형적인 '츤데레' 로맨스형 캐릭터였습니다. 장 씨는 하루 10시간 이상 이 캐릭터의 영상을 시청했고, 결혼까지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전해집니다.

결정적인 장면은 2월에 있었습니다. 장 씨는 손수 연애편지를 써서 "나를 싫어하느냐", "왜 말을 들어주지 않느냐"는 내용을 남겼습니다. AI 화면에 대고 손편지를 쓰는 84세 할머니의 모습. 웃음이 나오다가도, 어느 순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사건 핵심 수치

84세
장위란 씨의 나이
10시간
하루 AI 캐릭터 시청 시간
7,000위안
AI 온라인 상점 결제 (약 100만 원+)
1,200위안
AI 추천 도서 추가 결제 (약 17만 원)

가족들은 장 씨가 해당 캐릭터의 온라인 상점에서 약 7,000위안을 결제한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야 상황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AI가 추천한 책 구매에 추가로 1,200위안을 쓰자, 결국 손녀가 해당 계정을 신고했고 중국 당국이 계정을 폐쇄했습니다.


AI 연애

문제는 AI가 아니라 '빈 자리'였다

이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인이 AI에 속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장 씨가 AI에 집착한 건 AI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 빈 자리를 채워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노년층은 인지 능력 저하와 함께 사랑과 교류에 대한 강한 욕구를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AI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사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드러낸다"며, "가족과 사회의 관심이 부족할 경우 유사한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우한대학교 천쉬 교수

AI는 절대 먼저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기다리게 하지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도 않습니다.

그 다정함이, 84세 할머니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크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AI는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 "제가 노래 불러드릴까요?"라고 먼저 말을 걸어줍니다. 그 다정함이 84세 할머니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크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AI의 위험성'만을 탓하기 전에, 우리는 그 빈 자리를 누가 비워뒀는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AI가 파고드는 노인의 감정, 어디까지 왔나

이런 사례는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슷한 형태의 가상 연애 계정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중장년·노년 여성들 사이에서 '로맨스형 AI 캐릭터'는 이미 하나의 콘텐츠 장르가 되었습니다. 감정 착취형 사기는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 중국

84세 장위란 씨, AI 캐릭터 '젠궈'에 빠져 100만 원 이상 결제. 중국 당국이 계정 폐쇄 조치.

🇯🇵 일본

80대 여성, SNS '우주인 남자친구'에 속아 900만 원 송금. 감정 착취형 로맨스 사기.

🇰🇷 한국

경기도 초고령 마을 'AI 사랑방' 확산. 노인의 일상·정서에 AI가 깊숙이 개입 중.

긍정적 활용이냐, 감정 착취냐. 그 경계선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노인 돌봄 AI가 정서 안정에 실질적인 기여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한편, 상업적 AI 캐릭터가 취약한 노년층을 겨냥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짜 물어야 할 질문

이번 사건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노인들한테 스마트폰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논리라면, 외롭고 고독한 노인을 더 철저히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시키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AI가 채우는 빈자리는 결국 사람이 비워둔 자리입니다. 장위란 씨의 이야기는 AI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의 노인 고독 문제를 향한 조용한 고발이기도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손을 맞잡는 온기는 어떤 AI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온기를 건네는 건,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우리는 그 할머니에게, 오늘 얼마나 말을 걸었는가?"

이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잊혀지지 않도록,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오늘 한 번만이라도 먼저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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