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무지갯빛 깃털로 유명한 천연기념물 팔색조가 번식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가 유리창에 충돌해 죽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글라스킬(Glass Kill)'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1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팔색조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팔색조 유리창 충돌 사고 현황
최근 발생한 충격적인 사례들
2025년 5월에만 경남 거제에서 여러 건의 팔색조 폐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월 25일 거제시 연초면의 한 주택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한 팔색조가 발견되었고, 5월 19일에도 거제의 한 학교에서 같은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
이러한 사고는 최근에만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2019년에도 경남 지역에서 한 달 새 5마리의 팔색조가 유리창 충돌로 폐사했으며, 통영시 자연생태공원, 거제 학교와 아파트, 고성군 전원주택 등에서 연이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팔색조란 어떤 새인가?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204호로 지정된 여름 철새로, 무지개처럼 일곱 가지 색깔의 깃털에 검은 눈선이 더해진 외형 때문에 팔색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만 마리만 남아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동물입니다.
팔색조는 매년 여름철 번식을 위해 남해안을 찾아오는데, 특히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와 제주도 한라산 남사면 등이 주요 번식지입니다. 거제의 학동리는 팔색조 번식지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중요한 서식지입니다.
글라스킬의 원인과 메커니즘
유리창 반사 현상의 위험성
팔색조가 유리창에 충돌하는 주된 이유는 유리창에 반사된 숲과 나무를 실제 자연으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숲과 가까운 건물의 통유리창은 언제든지 조류 충돌의 위험이 큽니다.
철새의 취약성
조류는 주변 상황을 판단하는 시력이 좋지 않은데, 특히 철새는 지형과 지물에 익숙하지 않아 위험이 더욱 큽니다. 팔색조처럼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철새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유리창을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하게 됩니다.
전국적인 야생조류 충돌 현황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유리창 등에 충돌해 죽는 야생조류는 약 80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팔색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생조류가 글라스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방 대책과 해결 방안
효과적인 충돌 방지 방법
환경부는 조류 충돌을 막기 위해 '5 × 10 규칙'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하 5cm, 좌우 10cm 간격으로 조류가 인식할 수 있는 무늬를 유리창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방 방법으로는:
창문 전체에 불투명 또는 반투명 필름 부착
아크릴 물감으로 무늬 그리기
창문 바깥에 방충망 설치
블라인드나 커튼 설치
맹금류 스티커의 한계
흔히 사용되는 맹금류 스티커는 실제로는 조류 충돌 방지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새들이 맹금류를 무서워해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장애물로 인식하기 때문에 충돌 방지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조례 제정에도 불구한 현실
거제시는 지난해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까지 제정했지만, 이후로도 바뀐 것은 없는 상황입니다. 김영춘 거제 자연의 벗 대표는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올해 안이라도 충돌 방지 스티커 작업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보전의 중요성과 시급성
팔색조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에 1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귀중한 새입니다. 이들이 번식을 위해 찾아온 우리나라에서 유리창 충돌로 목숨을 잃는 것은 종의 보전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주도의 경우 1960년대 이후 중산간 일대 계곡과 곶자왈을 중심으로 숲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면서 팔색조들이 되돌아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서식지 보전과 함께 인위적 위험 요소 제거가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천연기념물 팔색조의 유리창 충돌 사고는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환경 문제입니다. 전 세계에 1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귀중한 새가 번식을 위해 찾아온 우리나라에서 인공 구조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것은 막아야 할 비극입니다.
효과적인 충돌 방지 대책의 시행과 함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안타깝게 희생되는 생명을 지킬 수 있으며, 이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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