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서 10년 넘게 환자를진료해 온 ‘가짜 의사’가 경찰에 적발되면서 의료계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의사 면허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여러 병원을 돌며 의사 행세를 했고, 심지어 병원장까지 맡으며 수많은 환자를 속여왔습니다. 이번 사건은 의료 시스템의 허점과 면허 검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불법 진료의 전말
적발된 60대 남성 A 씨는 201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대구 일대의 요양병원, 한방병원 등 여러 곳에서 ‘의사’로 근무했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 2023년 말까지는 대구의 한 한방병원에서 유일한 일반의로 일하며 환자를 진료하고, 병원 홍보 영상에도 등장하는 등 정상적인 의사처럼 행세했습니다.
A 씨는 병원 내에서 진단기기를 활용해 환자 진료는 물론, 각종 처방과 상담까지 맡았습니다. 병원장 직함을 달고 있었던 때도 있었으며, 자신이 명문대 의과대학 신경외과를 수료했다고 허위 이력까지 내세웠습니다. 병원 관계자들은 “귀걸이를 한 남성 의사가 잠시근무했다”라고기억하고 있는데, 이 역시 A 씨의 외적 특징과 일치합니다.
면허증 도용과 병원 시스템의 허점
A 씨가 ‘가짜 의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면허증 도용’이었습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직원으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함께 일하던 실제 의사의 의사면허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바꿔치기한 뒤, 이를 병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보건소 등에 제출해 공식적으로 등기까지 마쳤습니다.
특히 해당 면허증의 실제 소유자인 동료 의사가 휴직에 들어간 틈을 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병원과 심평원, 보건소 등은 제출된 서류만을 근거로 의사 등록을 승인했고, 별도의 대면 신원 확인이나 면허 진위 확인 절차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과 환자, 모두 속았다
A 씨가 근무한 병원들은 그가 면허가 없는 ‘가짜 의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의사 면허가 없다는 것은 상상도못 할일”이라며, “면허증을 정상적으로 제출했고, 등기까지 모두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병원 내에서 환자 진료, 처방, 각종 검사 등 모든 의사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병원 홍보 영상에도 의사로 등장했고, 환자들과의 상담 및 진단도 직접 맡았습니다. 환자들은 그가 진짜 의사라고 믿고 치료를 받았으며, 일부 환자들은 그를 신뢰해 장기간 진료를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적발 계기와 수사의 확대
이 충격적인 사건은 경찰이 해당 병원의 실손보험 부당청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진료기록과 보험청구 서류를 조사하던 중, 의사 면허 정보와 실제 인물의 신원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는 2017~2018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은 요양병원에서, 2010년경에는 또 다른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 사기,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며, 추가 범죄 및 피해자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피해 규모와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A 씨가 진료한 환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10년 넘게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수많은 환자를 진료한 만큼 피해자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일부 환자들은 오진이나 부적절한 처방으로 건강상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기관의 의사 신원 확인, 면허 진위 검증, 보건 당국의 관리 시스템에 구조적 허점이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 병원은 면허증 사본만으로 등기와 등록을 마쳤고,
- 심평원과 보건소 등 공공기관도 대면 확인이나 면허 진위 조회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병원, 한 명의 문제를 넘어, 전국 의료기관과 공공기관의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등은 의사 면허 진위 조회 시스템 강화, 대면 신원 확인 의무화, 면허증 위변조 방지 기술 도입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 내에서는 신규 채용 시 신원조회와 면허 진위 확인을 의무화하고, 정기적으로 의사 자격을 재점검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기관과 관련 기관의 보다 철저한 신원 확인, 실명 인증, 면허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화와 상시 모니터링이 시급합니다.
💯대구의 ‘가짜 의사’ 사건은 의료 현장과 환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와 보건당국, 그리고 사회 전체가 환자 안전과 신뢰 회복을 위해 보다 엄격한 관리와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 그리고 면허와 신분이 투명하게 검증되는 시스템이 반드시 정착되어야 합니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겹살 기름 버리지 마세요!" 세계 8위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돼지고기 기름의 비밀 (117) | 2025.05.04 |
---|---|
여성 사진작가들에게 쏟아진 "허니문 베이비 첫날밤 촬영" 의뢰의 실체 (79) | 2025.05.03 |
장애인 돌봄이 학대로…활동 지원사 상습 폭행 사건 전말 (72) | 2025.05.02 |
“수감자도 교도소 이용료 내라” 프랑스, 2003년 폐지된 수감비 부활 논란 (95) | 2025.05.01 |
SK텔레콤 유심 해킹 후폭풍…대리점 난동부터 가입자 대탈출까지 (64) | 2025.04.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