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교대 근무는 현대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근무 형태는 심혈관 질환(CVD)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최근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이 발표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야간 근무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야간 근무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간 근무와 심혈관 질환: 그 위험한 연관성
야간 근무는 인체의 자연적인 일주기 리듬을 교란시켜 '일주기 불일치(circadian misalignment)'를 유발합니다. 이는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며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 야간 근무와 심혈관 질환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에 따르면, 야간 근무자들은 주간 근무자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이 12% 더 높았습니다. 또한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 중 야간 근무를 주로 하거나 항상 하는 사람들은 주간 근무자에 비해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발병 위험이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 달에 10회 이상 야간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19% 더 높았으며, 10년 이상 교대 근무를 한 여성들은 교대 근무를 하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15~1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획기적인 연구: 식사 시간 조절의 효과
2025년 4월 8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 General Brigham)과 사우샘프턴 대학교 연구팀이 수행한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입니다.
연구팀은 2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2주간의 입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창문, 시계, 전자기기가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며 외부 시간 단서를 차단했습니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일반적인 야간 근무자처럼 밤과 낮 모두 식사를 했고, 다른 그룹은 낮 시간에만 식사를 했습니다.
연구 결과, 밤과 낮 모두 식사한 대조군에서는 야간 근무 후 다음과 같은 심혈관 위험 지표가 악화되었습니다:
- 심장 부교감 신경 조절 지표인 pNN50이 25.7% 감소
- RMSSD가 14.3% 감소
- 심장 주파수 비율(LF/HF)이 5.5% 증가
- 혈전 위험을 높이는 PAI-1 수치가 23.9% 증가
반면, 낮에만 식사한 중재군에서는 이러한 심혈관 위험 지표의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고, 오히려 혈압이 6-8%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프랭크 쉬어(Frank A.J.L. Scheer) 교수는 "우리의 이전 연구에서 일주기 불일치가 심혈관 위험 요소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식사 시간이 그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야간 근무자를 위한 실용적인 식사 전략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야간 근무자들이 심혈관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식사 전략을 제안합니다:
1. 시간 제한 식이 적용하기
- 식사 창(Eating Window) 설정: 가능하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만 식사하도록 합니다.
- 야간 근무 전 준비: 야간 근무 시작 전인 오후에 영양가 있는 주요 식사를 섭취합니다.
- 야간 근무 중 간식 전략: 배고픔을 느낄 경우, 저칼로리 음료(물, 허브차)나 소량의 단백질 위주 간식으로 제한합니다.
- 근무 후 식사: 아침에 근무를 마친 후,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합니다.
2. 식사 구성 최적화하기
- 단백질 우선: 각 식사에 충분한 단백질을 포함시켜 포만감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지속시킵니다.
- 복합 탄수화물 선택: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통곡물, 콩류, 채소와 같은 저혈당지수(GL) 식품을 선택합니다.
- 건강한 간식 준비: 야간 근무 중 허기를 달래기 위해 채소와 과일, 견과류, 그릭 요거트 등 건강한 간식을 준비합니다.
3. 수분 섭취와 카페인 관리
-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는 피로감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하루 8-10잔의 물을 마시도록 합니다.
- 카페인 섭취 제한: 카페인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근무 초반에만 제한적으로 섭취하고 취침 4시간 전부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생활 습관 관리
- 운동 시간 최적화: 심혈관 건강을 위해 야간 근무 시작 전에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식사 준비: 휴일에 건강한 식사를 미리 준비해두면 야간 근무 중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체온 관리: 야간에는 체온이 자연적으로 낮아지므로, 특히 새벽 2-6시 사이에는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연구는 야간 근무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비록 근무 일정을 바꿀 수 없더라도, 식사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심혈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야간 근무자들이 낮 시간에만 식사한다면 교대 근무와 관련된 심혈관 질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제한된 연령대와 작은 표본 크기를 가진 한계가 있으므로, 더 큰 규모의 실제 교대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야간 근무자들이 가능한 한 낮 시간에 식사하고, 야간에는 최소한의 간식만 섭취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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