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 등 일부 지역 학교에서 급식 조리원과 학교, 교육청 간 갈등이 장기화되며 학교 급식이 정상적으로 제공되지 않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통미역'을 비롯한 조리 환경과 노동 강도, 그리고 급식실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미역 논란, 왜 학교 급식 파행의 불씨가 됐나
대전의 여러 학교에서 급식 조리원들은 "통미역 대신 자른 미역을 써달라"는 요구를 하며 집단 병가와 준법투쟁에 나섰습니다. 통미역은 손질과 조리 과정에서 힘이 많이 들고, 대량 급식 환경에서는 조리원들의 신체적 부담이 큽니다. 실제로 조리원들은 통미역뿐 아니라 냉면 그릇 사용, 반찬 3가지 이상, 열탕 소독 등 노동 강도를 높이는 업무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부 학교에서는 조리원들이 집단 병가를 내고 급식이 중단되거나 도시락, 빵, 우유 등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주방에는 설거지조차 되지 않은 식판과 수저가 쌓이고, 급식실 위생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미역 없는 미역국'이 나오는 등 급식 질 저하와 학사 운영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실에서 병들어요"… 조리원"… 건강권과 인력 문제
근본적인 문제는 조리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건강권에 있습니다. 학교 급식실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뜨거운 기름, 연기, 수증기, 미세먼지 등에 장시간 노출되는 곳입니다. 최근 전국 학교 급식노동자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 검진을 실시한 결과, 139명이 폐암 의심 판정을 받았고, 추가 검사에서 31명이 폐암 확진을 받았습니다. 지난 5년간 급식노동자의 암 유병자는 60명에 달합니다.
조리원들은 "튀기고 굽고 끓이면서 뿌연 수증기와 연기 속에서 일한다", "동료가 사고를 당해도 남은 조리사들은 배식시간을 맞추기 위해 더 위험한 노동을 해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급식노동자 80% 이상이 업무 중 사고나 질병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력 부족과 구조적 한계
학교 급식실의 인력 기준은 실제 식수 인원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50명 이상의 학생에게 급식을 제공해야 하지만, 인력 기준은 80여 명에 맞춰져 있어 조리원 한 명당 부담이 매우 큽니다. 방학 중 비근무, 저임금 문제로 인해 인력 확충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교육청과 학교의 대책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폐암 확진자에게 산재신청 안내와 병가, 휴직 등을 지원하고, 2027년까지 급식조리실 환기 설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산교육청 등은 대대적인 환기설비 교체, 조리로봇 도입, 노후 조리기구 교체 등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 부족과 인력 충원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학생·조리원 모두의 건강권을 위한 변화 필요
'통미역' 논란은 단순한 식재료 문제가 아니라, 학교 급식 노동 환경, 조리원 건강권, 학생의 급식권, 그리고 공공 급식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건입니다. 조리원들의 업무 환경 개선 요구는 10년 넘게 이어져 왔고 사회적 공감대도 있지만, 그 피해가 결국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청과 노동계 모두가 해법 마련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학생들의 건강한 급식과 조리원들의 안전한 노동 환경, 두 가지 모두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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