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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아무 여자나 빨리 데려다주기"...대학생들의 소름 돋는 챌린지

by myvv77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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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여러 대학에서 '밤에 모르는 여자 집 바래다주기'라는 이름의 영상 콘텐츠가 확산되며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챌린지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남성이 여성을 무작정 뒤쫓는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스토킹 범죄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집가기

논란이 된 대학과 영상 내용

고려대, 충북대, 한밭대 등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이러한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렸습니다.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학생들이 만든 인스타그램 소모임 계정에는 '흔한 전전(전기전자공학부의 줄임말)의 안전 귀가 서비스'라는 제목의 릴스(숏폼 영상)가 게시되었습니다. 이 영상에는 인적이 없는 골목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을 뒤쫓는 모습과 함께 '랜덤으로 아무 여자 골라서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기'라는 자막이 달렸습니다.
 
영상 속에는 남성이 여성에 시선을 고정한 채 뒤쫓아 달리는 모습, 여성은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리는 모습이 약 10초 동안 이어집니다. 이 영상은 스토킹 성범죄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일었고, 지난 17일 해당 소모임 측은 영상을 삭제 조치했습니다.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학생회도 인스타그램에 남학생 2명과 여학생 1명이 또 다른 여학생 1명을 뒤쫓는 모습과 함께 '밤늦게 공부하면 위험하니까 학우 과방 빨리 데려다 주기'라는 자막이 달린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국립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학생회도 유사한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이틀 뒤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해외에서 시작된 챌린지

이러한 '밤에 모르는 여자 집 바래다주기' 콘텐츠는 지난해 말 틱톡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어둡고 한적한 길에서 모자나 복면을 쓴 남성이 무작정 여성을 뒤쫓아가는 모습이 담기며, 쫓기는 여성이 소리를 지르거나, 남성이 위협적인 소리를 내거나, 여성의 팔을 붙잡자 이를 뿌리치는 연출이 가미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영상은 챌린지처럼 확산했고, 제목 뒤에 번호를 붙여가며 유사한 영상물을 게시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처럼 되었습니다. 틱톡에 게시된 '밤에 아무 소녀들이나 안전하게 집에 바래다주기 파트 72' 영상은 조회수 5천710만 회, 좋아요' 840만 개를 만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판 여론과 학생회의 사과

이러한 영상이 공개되자 많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어떤 포인트가 웃긴 것인지 모르겠다", "모르는 여자 쫓아가는 영상이 어떻게 바이럴 되나"라며 유행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달렸습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실제로 저런 식으로 쫓기다 잡혀서 성폭행당하고 죽임을 당한 여성 피해자들이 수없이 많다. 범죄 과정을 재현하는 영상이 웃긴가"라고 비판했고, 엑스(X) 이용자들도 "스토킹 범죄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을 콘텐츠화해서 릴스로 게시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학생회는 비판이 거세지자 영상을 삭제하고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학생회는 "많은 여성이 두려워하는 귀갓길을 조롱하는 듯한 형식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회적 문제를 가벼운 웃음 소재로 만들어 문제의식을 흐리게 만든 점 사과드린다"라고 고개 숙였습니다.
 

전문가 경고

고인석 호서대 법경찰행정학부 교수는 "해당 영상은 절대 장난으로 넘길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피해를 당한 여성이 심리적·신체적 위협을 느꼈다고 판단할 경우,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며 상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가 유머나 웃음으로 소비되는 것은 범죄의 심각성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단순히 불쾌한 장면을 넘어 여성의 안전과 인권을 침해하는 위험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

이러한 영상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실제로 스토킹이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여자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가족 앞에서 흉기로 살해한 서동하(2024년), 스토킹 하던 여성의 일터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전주환(2022년),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며 여성의 집에 찾아가 동생·어머니와 함께 살해한 김태현(2021년) 등 끔찍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스토킹을 희화화하는 영상이 유행하는 것은 범죄에 대한 사회의 감각을 둔감화시키고, 실제 피해자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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